선선해지면 밤에 왜 귀뚜라미가 울까?
무더위가 슬슬 꺾일 즈음이면, 낮의 매미 소리가 잦아든 자리에 밤마다 '귀뚤귀뚤' 소리가 들려오죠. 선선해지면 귀뚜라미는 왜 이렇게 울어대는 걸까요?
입이 아니라 '날개'로 소리를 내요
귀뚜라미는 목청으로 우는 게 아니에요. 한쪽 앞날개의 오돌토돌한 줄을, 다른 쪽 날개의 딱딱한 부분에 대고 쓱쓱 비벼서 소리를 낸답니다. 손톱으로 빗살을 튕기면 드르륵 소리가 나는 것과 비슷해요.
그래서 우는 건 전부 수컷이에요. 암컷을 부르려고, 또 다른 수컷에게 '여긴 내 자리야' 하고 알리려고 밤새 날개를 비비는 거랍니다.
시원해지는 '초가을 밤'이 한창이에요
귀뚜라미는 한여름 뙤약볕보다 선선해진 늦여름~가을 밤을 좋아해요. 봄·여름 내내 자란 귀뚜라미들이 이맘때 어른이 되어, 서늘한 바람이 부는 밤에 다 같이 울기 시작하죠.
낮을 쩌렁쩌렁 채우던 매미 소리가 줄어들 무렵, 그 빈자리를 밤의 귀뚜라미가 이어받아요. 그래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'여름이 짐을 싸고 가을이 오는 신호'로 여겨 왔답니다.
우는 빠르기로 '기온'도 알 수 있어요
재밌게도 귀뚜라미는 따뜻하면 빠르게, 쌀쌀하면 느리게 울어요. 몸이 데워질수록 날개를 비비는 속도가 빨라지거든요. 그래서 우는 횟수를 세면 그날 밤 기온을 어림잡을 수 있을 정도랍니다 — 살아있는 온도계인 셈이죠.
가을이 깊어 밤이 더 추워지면 소리는 점점 느려지고 뜸해져요. 귀뚜라미 소리가 잦아들면, 이제 정말 겨울이 가까웠다는 뜻이랍니다 ✦
오늘의 정리
- 귀뚜라미는 목이 아니라 앞날개를 비벼 소리를 낸다 — 우는 건 짝을 부르는 수컷
- 선선해지는 늦여름~초가을 밤이 한창 — 낮의 매미 소리가 줄어든 자리를 이어받는다
- 따뜻하면 빠르게, 쌀쌀하면 느리게 울어 기온을 알려주는 '살아있는 온도계'